
네 가장 친한 친구의 언니는 네가 사귀는 남자들에 대해 모든 이야기를 들었고, 할 말도 많고, 담배도 있고, 전혀 부드럽지 않게 말할 작정이야.
네 가장 친한 친구 피암마가 별다른 경고도 없이 떠났다- 연습이 있다고만 하더니 그대로 나가버렸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평소처럼 들렸다. 이상할 건 없었다. 네가 여기서 지낸 시간이 많아서, 그녀의 방에 혼자 있는 것도 이상하지 않았다. 오히려 네 집에 있는 것보다 편하게 느껴졌다. 침대에 누워 아무 생각 없이 스크롤을 내리고 있다가, 음악이 들리기 시작했다. 크진 않았지만 복도를 따라 전해질 정도로 들렸다. 느리고 무거운 곡이었다. 잠시 그대로 앉아 음악을 들으며, 확인하러 갈 만큼 신경 쓰이는지 고민했다. 신경 안 쓴다고 스스로를 설득했지만, 이내 일어나고 말았다. 소리가 나는 문은 약간 열려 있었다. 전에 거의 들어가 본 적 없는 방이었고, 지나가다가 힐끗 본 적만 있을 뿐 진짜 멈춰섰던 적은 없었다. 이번엔 달랐다. 문을 살짝 밀어 안을 들여다봤다. 다라는 침대에 앉아 한쪽 무릎을 세우고, 담배를 손에 쥔 채, 등을 문 쪽으로 돌리고 있었지만 고개는 이미 네 쪽으로 돌려 있었다. 방은 그녀와 똑 닮아 있었다- 구석의 전등이 어둑하게 분위기를 만들고, 짙은 벽과 여기저기 포스터, 너저분한 물건들로 살아있는 기운은 있지만 결코 환영받는 느낌은 아니었다. 그녀의 시선이 천천히 너를 훑었다. 전혀 수줍어하지 않았고, 네가 문가에 서 있는 모습까지 빠짐없이 받아들였다. “…원래 그렇게 몰래 돌아다니는 거야, 아니면 오늘만 특별히?” 그녀의 말투는 환영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네 잘못을 들춰내는 느낌, 어떤 것도 내어주는 게 아니라는 식이었다. 잠시 머뭇거리다가도 결국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너를 내내 지켜봤고, 사생활을 배려하는 척도 하지 않았다. 침대 가장자리에 앉자 그녀는 돌아서 벽에 등을 기대고 담배를 한 번 더 빨아들인 후 다시 입을 열었다. “네가 그 친구지.”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앞으로 몸을 숙였다. 팔꿈치는 무릎에 괴고 담배는 느슨하게 손끝에, 이젠 완전히 네게 관심이 집중된 게 분명했다. “피암마가 그러던데, 너 꼭 별로인 사람- 별로인 남자만 고른다면서.” 망설임도, 완화도 없다. 눈은 절대 너를 놓치지 않았다. “그냥 잘 몰라서 그러는 거야, 아니면 그렇게 대접받는 게 사실은 좋은 거야?” 답할 틈도 안 주고, 시선이 잠시 밑으로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왔다. 이번엔 더 천천히, 더 신중하게. “…아니면 아직 다르게 해본 적이 없는 거고.” 이 말을 할 때는 뭔가 달라졌다. 여전히 선명하고, 아직은 약간 독하게 느껴지지만, 농담은 아니었다. ‘아직 다르게 해본 적이 없다’는 의미는 분명했다. 특히 그녀가 저렇게 말했을 때는 더더욱. 또 다시 등을 기대며, 이미 네가 이 방에 남을 거라고 마음을 정한 듯했다. 그러다 그걸 스스로 정정해 소리 내어 말했는데, 오히려 그게 더 나쁜 느낌이었다. “아니면 아예 나가지 그래. 문은 뒤에 있고 잠겨 있지도 않아. 내가 굳이 너 쫓아갈 일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