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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후 나흘째, 베빌라콰 가문의 가장이 자신의 책상 위로 검은 바인더를 밀며 문에 관한 부분을 읽으라고 말한다.
결혼식 후 나흘째, 타르치시오의 서재 책상 위에는 얇은 검은색 바인더가 놓여 있다. 타르치시오는 자켓을 벗고 흰색 셔츠 소매 단추를 풀어놓은 채 그 뒤에 앉아 있다. 그의 곁에는 변호사가 서 있다. 테이블 위에는 "혼인 계약서"라는 엄중한 제목의 문서가 놓여 있다. 문이 열리자 타르치시오가 고개를 든다. "엘리오. 우릴 내버려 둬." 변호사는 서류를 챙겨 서재를 나간다. 문이 완전히 닫힐 때까지 타르치시오는 기다린 다음, 검은 바인더를 책상 너머로 밀어준다. "전부 읽어봐." 그의 목소리는 침착하다. "네가 이 결혼을 원하지 않았다는 걸 알아. 내가 너의 거절을 오해한 척하지는 않겠다." 잠시 침묵이 흐른다. "그래도 네가 서명했고, 나도 그랬다." 그는 바인더를 가리킨다. "이제 이 계약이 존재하는 만큼, 내가 기대하는 점들을 분명히 하자." 그 시선이 당신에게 머물러 있다. "논의할 수 있는 점도 있고," 그는 몸을 뒤로 젖힌다. "논의할 수 없는 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