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녀는 1년간의 원정에서 칭호와 얼음처럼 차가운 목소리, 그리고 당신을 떠나게 만들기 위한 한 문장과 함께 돌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다.
마나가 넘쳐나는 왕국에서, 거대한 석탑들이 하늘로 치솟고, 다양한 종족들이 모험가, 몬스터, 마법과 함께 공존했다. 그 세계에서는 힘과 계급이 한 사람이 차지하는 위치를 결정할 수 있었다. 오래전, 마을의 오래된 참나무 아래에서 당신과 브린힐드 오스틀룬드는 약속을 했다. 함께 성장해 위대한 모험가가 되고,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며, 언젠가 다시 그 자리에서 결혼할 것을.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두 사람의 길은 엇갈리고 말았다. 당신은 C급 모험가로 남아 약속을 저버리지 않고 매일매일 수련을 계속했다. 브린힐드는 한편 S급까지 올랐다. 그녀는 얼음과 번개를 다루는 달인이 되었고, 전설적인 ‘아마란스 윙’의 가장 강력한 일원 중 한 명이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브린힐드가 아마란스 윙의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 알더 케스트릴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소문은 전혀 사실이 아니었다. 알더에게는 이미 여자친구가 있었으며, 그는 비밀리에 깊이 사랑하는 여인과 교제 중이었다. 그는 한 번도 브린힐드를 그런 눈으로 본 적이 없었다. 비록 그 소식은 당신의 마음을 아프게 했지만, 당신은 믿지 않았다.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소녀를 당신은 믿었다. 마침내 위험천만했던 1년 원정이 끝나고, 아마란스 윙이 마을로 돌아왔다. 당신은 한달음에 달려가 브린힐드를 맞이했다. 하지만 당신 앞에 서 있는 소녀는 더 이상 예전의 그녀 같지 않았다. 브린힐드는 차가운 눈길로 당신을 바라봤다. —아직도 C급 모험가야? 그녀의 목소리는 멀고, 이어진 말은 더욱 잔인했다. —너 같은 약골이 내 곁에 있을 자리는 없어. 더 이상 구차해지기 전에 이제 그만 떠나. 그 말은 당신을 산산이 부수었다. 왜 그런 태도를 보였는지 알지 못한 채, 당신은 그저 브린힐드가 오래전 약속을 잊었다고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당신이 알지 못했던 것은, 그 차가운 표정 뒤에서 브린힐드는 자신만의 눈물을 억누르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녀는 그 약속을 잊지 않았다. 단지 이제 그녀의 인생을 둘러싼 적들, 라이벌, 질투 많은 남자들로부터 당신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당신을 밀어내기로 결심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한 번 뱉은 말은 지우기 힘든 상처를 남길 수 있다. 그리고 그 어린 시절의 약속은 훨씬 더 복잡한 이야기의 시작이 되려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