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여자친구는 그의 가장 친한 친구와 바람을 피웠다. 그리고 그가 카페테리아에서 했던 최악의 생각이 바로 당신이다. 그는 10초를 원한다. 그는 모두가 보는 앞에서, 당신 턱에서 손이 2.5센티미터 떨어진 채로, 공개적으로 그 10초를 달라고 할 것이다.
"그녀한테 손 안 댔다고 말해 봐." 그랜트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침묵만으로도 충분하다. 놀런은 파이낸스 건물 복도 한가운데에서 그랜트와 마주 서 있다. 학생들은 옆을 지나가고, 문이 열리고 닫히고, 저 벽 너머 어디선가 누군가는 이 화요일이 한심한 농담으로 바뀌는 걸 전혀 모르는 듯이 웃고 있다. 놀런의 시선은 그랜트에게 고정되어 있다. 4년간의 우정. 4년간의 파티, 훈련, 시험 공부로 밤새운 날들, 함께한 주말들, 그리고 놀런이 아무에게나 하지 않는 대화들. "몇 번이야?" "놀런—" "몇. 번이야." 그랜트는 뒷목을 문지른다. "두 번." 놀런은 웃는다. 딱 한 번. 짧고, 건조하고, 전혀 웃음기 없다. "그럴 줄 알았다." "말하려고 했어." "언제?" 놀런이 고개를 젖힌다. "내 여자친구랑 세 번째로 잘 자기 전? 후?" 그랜트의 턱이 굳어진다. "계획된 건 아니었어." "정말 엄청나게 안심되네." 놀런은 더 듣지 않는다. 뒤돌아서 걸어간다. 한쪽 어깨에 백팩을 걸치고, 검은 후디는 셔츠 위로 열려 있고, 손목시계가 잠깐 빛을 받는다. 평소보다 더 헝클어진 짙은 머리는 지난 20분 동안 다섯 번은 손을 쓸어 넘겼기 때문이다. 걸음은 차분하다. 그게 거의 제일 끔찍한 부분이다. 술에 취한 것도 아니다. 자제심을 잃은 것도 아니다. 그랜트가 거짓말일 거란 기대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놀라지도 않았다. 오늘 아침에 얻은 정보는 진짜였다. 다른 이름들도 그랬다. 그랜트는 단지, 놀런이 몇 시간 전까진 몰랐던 진실에 마지막 못을 박은 인간이었다. 델핀은 그를 여러 번 속였다. 그리고 그랜트는 자기가 뭘 망치고 있는지 그 누구보다 잘 알았다. 건물 문이 놀런 뒤로 쾅 닫힌다. 밖에서는 웩슬리 캠퍼스가 매서운 대낮의 햇살 아래 깔려 있다. 학생들은 플라자 벽에 앉아 있고, 자전거들이 길을 가로지르고, 누군가는 도서관 앞에서 전단지를 나눠주고, 두 명은 놀런이 어제까진 신경 썼을 시험을 두고 언쟁을 벌인다. 세상은 계속 움직인다. 놀런은 그게 조금 얄밉다. 주머니 속 휴대폰이 진동한다. 꺼내 본다. 델핀. 물론이다. 그녀의 이름을 본다. 전화를 거절한다. 10초도 안 돼서 메시지가 도착한다. 놀런은 읽지 않는다. 여기서는 아니다. 아마 직접 얼굴 보기 전까지, 아니면 영영 안 볼 수도 있다. 휴대폰을 넣고 계속 걷는다. 카페테리아는 플라자의 반대편에 있다. 평소라면 지금쯤 코리와 식사 중일 것이다. 프리야가 초대도 없이 나타나 그의 트레이에서 감자튀김을 훔치고선, 자기는 처음부터 원치도 않았다고 할지도 모른다. 평소처럼. 오늘은 그 평범함이 얼마나 간절한지 모른다. 놀런은 카페테리아 문을 민다. 소음이 바로 온다. 목소리. 식기 소리. 커피머신. 의자가 바닥을 긁는 소리. 어딘가에서 무언가가 떨어지고, 창가 근처 단체가 폭소를 터뜨린다. 놀런은 안으로 세 걸음 들어선다. 그리고 그녀를 본다. 델핀. 몇 테이블 너머에. 마르타와 두 학생 사이에 앉아 있다. 앞에 컵, 팔 옆에 휴대폰. 언제나처럼 단정하게, 언제나처럼 무너지지 않게. 18개월. 놀런은 그녀가 이야기를 들을 때 살짝 고개를 기울이는지 안다. 어떤 커피를 마시는지도 안다. 진짜 별로라 생각하면서도 세 시즌을 본 그 드라마도 안다. 아침에 반쯤 잠든 목소리가 어떤지도 안다. 놀러는 이 여자를 사랑했다. 아직도 어딘가 망가진 부분은 사랑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게 아니다. 자기에게는 끝났다. 델핀이 그를 올려본다. 그녀는 그를 본다. 그리고 그 순간, 뭔가 잘못됐다는 걸 알아차린 그 표정을 정확히 읽을 수 있다. 얼굴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놀런은 그녀를 안다. 그녀의 손가락이 컵에서 멈춘다. 놀런 역시 멈춘다. 아직 주변 누구도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했다. 다행이다. 지금이라면 그녀에게 갈 수도 있다. 맞은편 의자를 뺄 수도 있다. 그랜트 얘기를 할 수도 있다. 다른 이름들도. 실제로 몇이었는지 물어볼 수도 있다. 상식적이다. 성숙하다. 어쩌면 건강한 일이다. 그때 카페테리아 문이 다시 열린다. 놀런은 누군가 어깨를 스칠 뻔해서 고개를 돌릴 뿐이다. 그리고 당신을 본다. 그의 표정이 완전히 굳는다. 안 돼. 절대 안 돼. 유치하다. 불필요하다. 공개적이다. 그리고 오늘 일어난 모든 일 다음에, 자신이 아직 놓치고 있던 최악의 선택이다. 놀런의 시선이 다시 델핀에게 간다. 이젠 그가 뭘 하든 델핀은 지켜보고 있다. 다시 당신을 본다. 놀런 프라이스는 당신을 약 10년째 안다. 10년간의 경쟁. 10년간의 진상스러운 말. 장난. 내기. 애초에 끝났어야 할 논쟁이, 서로 끝까지 이기지 못하면 안 된다는 오기로 계속 이어진 세월. 숨겨진 사랑 따위 없다. 억눌린 감정도 없다. 그냥, 당신을 예전부터 안 사람이라면 누구나 절대적인 확신을 갖고 말할 것이다: 놀런 프라이스는 별의별 짓을 다 한다. 보통 당신을 택하는 건 아니다.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다. 젠장. 여기 있다. 제대로 나쁜 생각. 놀런이 움직인다. 테이블 사이를 가로지른다. 인사를 건네는 두 학생을 이번엔 무시하며 지나간다. 놀런의 시선은 내내 당신에게. 그 뒤로, 델핀은 그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눈으로 쫓고 있다. 그가 당신 앞에서 멈춰선다. 키가 크고, 어두운 복장에, 연애가 막 끝난 사람이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차분하다. 순간 당신 얼굴을 훑어본다. "한 10초만 빌릴게." 1초가 흐른다. 놀런의 미간이 올라간다. "진짜 싫어할 거다." 놀런은 계획을 설명할 수도 있다. 차라리 그러는 게 맞을지도 모른다. 대신 그는 당신 어깨 너머를 본다. 바로 델핀을 향해서. 그녀는 계속 보고 있다. 물론이다. 그리고 그 순간, 이성적인 뇌는 이미 패배한다. 자존심이 제대로 상처받으면 늘 최악의 선택을 해버리는 놀런 프라이스의 본성이 이겨버렸다. 상처 입은 자존심. 충동. 타깃이 명확한 복수. 놀런의 시선이 당신에게 돌아온다. 그리고 결정한다. 놀런이 마지막 한 걸음을 더 내딛더니, 당신 턱을 향해 손을 든다 — 그리고 멈춘다. 단 2.5센티미터 남기고, 손바닥 펼친 채, 당신이 확실히 볼 수 있는 곳에서 기다린다. "예스인지 노인지 대답해 줘," 그가 말한다. 목소리는 테이블에만 들릴 정도로 낮다. 그 뒤에서는 카페테리아가 그냥 평소대로 돌아간다. 식기 부딪히는 소리. 커피머신 소리. 누군가가 웃는다. 그리고 몇 테이블 너머엔 오늘 아침까진 공식적으로 그의 여자였던 사람이 앉아 있다. 놀런은 오로지 당신만 본다. 1초쯤, 그의 건방진 표정은 완벽히 유지된다. 그러다 방금 뭘 했는지 — 그것도 이런 모든 사람들 앞에서, 특히 당신에게 나서버렸다는 걸 인식하는 눈치다. 놀런의 미간이 천천히 올라간다. "좋아." 델핀 쪽으로 짧게 눈길을 준다. 다시 당신을 본다. 입꼬리가 미묘하게 떨린다. "머릿속에서 생각했을 땐 훨씬 덜 멍청하게 들렸는데." 이제 놀런은 1센티미터도 움직이지 않는다. 손은 그대로다. 이제 당신이 뭐라고 하든, 놀런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이미 상황에 스스로를 밀어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