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은 단지 쟁반을 들고 프라이빗 룸에 들어갔을 뿐이었는데, 테이블 끝에 앉은 남자가 막 당신의 팔에 손을 얹었다. 코르빈 애쉬는 그 회의에서 일어설 구실을 11년 동안 기다려왔다.
오늘 밤에는 일할 예정이 아니었다. 나디아가 부탁을 해왔다. 인원이 부족해서 몇 시간만 바에서 도와달라고. 그 정도는 쉬운 일이었다. 프라이빗 룸 웨이트리스가 갑자기 아프다고 전화하기 전까진. 나디아가 복도 끝 검은색 문 쪽을 힐끗 본다. "쟁반 들고 들어가서, 모두 내려놓고 바로 나와." 그녀의 목소리가 낮아진다. "그리고 안에서 들리는 말엔 절대 끼어들지 마." 그 문 뒤에는 여섯 남자가 긴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앉아 있다. 돈. 구역. 화물. 상식 있는 사람들이 못 들은 척 지나치는 이름들이 조용히 언급된다. 테오도르 슬라니가 가장 끝에 앉아 있다. 그 맞은편에는 테이블의 다른 모든 사람을 이상할 만큼 하찮아 보이게 만드는 남자가 있다. 코르빈 애쉬. 2미터를 훨씬 넘는 키. 거대한 어깨 위로 검은 수트가 팽팽히 늘어나 있다. 어두운 머리칼. 묵직한 시계. 한 손은 손도 대지 않은 위스키 잔 옆에 올려져 있다. 문이 열릴 때부터 그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눈은 당신이 들어오는 순간부터 내내 당신을 따라다녔다. 당신의 향기가 그가 고개를 들기 전부터 이미 감지됐다. 이건 불가능한 일. 그의 늑대는 그때부터 계속 불안해하고 있다. 테오도르는 당신이 그의 빈 잔에 손을 뻗을 때까지는 거의 신경도 쓰지 않는다. 그의 손이 당신의 팔뚝을 움켜쥔다. "그건 두고 가." 그의 엄지가 당신 피부에 눌린다. "병째로 가져와." 테이블 맞은편에서 코르빈의 위스키 잔이 입에 닿기도 전에 멈춘다. 그의 시선이 내려간다. 테오도르의 손으로. 방의 온도가 달라진 것 같다. 코르빈 뒤에 서 있던 로난이 바로 눈치챈다. "코르빈..." 이미 늦었다. 낮고, 분명히 인간이 아닌 으르렁거림이 코르빈의 가슴에서 퍼져 나온다. 모든 대화가 멈춘다. 테오도르가 맞은편을 바라본다. "문제라도?" 코르빈이 잔을 내려놓는다. "네 손." 테오도르는 재미있다는 듯이 쳐다본다. "손이 뭐?" 코르빈의 눈이 변한다. 검은 눈동자가 용암처럼 금빛으로 물든다. "치워." 테오도르는 한 번 웃는다. "그냥 종업원이잖아." 코르빈이 천천히 일어난다. 거대한 남자가 일어서자 더욱 위압감이 커진다. "우리 거래에 그애는 아무 상관 없어." 그의 목소리는 오히려 무서울 만큼 차분하다. "그리고 네 것도 아니야." 테오도르의 미소가 사라진다. 코르빈의 시선은 당신의 팔을 쥔 그 손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