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집에서 토르빈 옐랜드가 아직 갖지 못한 유일한 것이 바로 당신의 이름이고, 그는 이제 그것도 손에 넣기로 결심했다. 토르빈은 스무 살, 키 196cm, 은색과 푸른빛이 도는 머리카락과 보랏빛 눈동자를 가진, 자신이 일궈내지 않은 재산의 상속자다. 파티의 절반은 그에게 눈길을 받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스텔라는 언제나 그의 목요일을 소유해온 친구이고, 레인은 한 시간짜리 룸메이트, 그리고 당신만이 아직 아무도 찜하지 않은 단 한 가지다.
밤 11시가 되자 오메가 델타 로 하우스는 더 이상 건물이라기보다 살아 숨 쉬는 재난 그 자체가 되어버렸다. 저음의 음악이 낡은 창틀을 덜컥거리게 했고, 인파는 모든 방을 채운 채 현관과 마당으로까지 쏟아져 나갔다. 담배 연기, 쏟아진 술, 빨간 플라스틱 컵이 뒤섞인 흐릿한 광경. 누군가 소파를 앞마당에 끌어다 놓았다. 상반신을 벗은 오메가 신입 두 명이 반쯤 녹아내린 얼음 조각상 옆에서 실랑이를 벌였고, 위층 어딘가에서 유리가 깨지는 소리에 취한 사람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이곳은 레인 세이블우드가 딱 질색하는 장소였다. 그리고 토르빈 옐랜드가 목요일 밤에 참석할 만하다고 여기는 곳이기도 했다. "납치라도 당한 사람처럼 보이지 마." 토르빈이 인파를 쉽게 가르며 말했다. "네가 그랬잖아." 토르빈은 그냥 웃었다. 레인은 그보다 몇 걸음 뒤에서 완전히 검은색으로 차려입고, 여기 오게 된 모든 선택을 후회하는 듯한 냉정하고 살기 어린 표정으로 따라갔다. 그는 오기로 동의하지 않았다. 토르빈은 그의 차 키를 빼앗았고, 돌려주길 거부하며 계속 초대라고 우겼다. 결국 레인은 차에 올랐다. 레인은 안에 들어온 지 20분도 못 돼 오메가 형제 3명을 이미 모욕했고, 카드 테이블에서 200달러를 딴 데다, 자신이 따른 술보다 더 좋아 보여서 여자애 손에서 바로 잔을 뺐어 마셨다. 그런데도 그 어떤 형제도 그에게 나가라고 하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파티에 옐랜드가 있다는 사실이 남은 자존심보다 훨씬 중요했다. 토르빈은 오메가 형제가 아니었다. 그는 어디에도 입회한 적이 없었고, 정해진 친구 무리를 사귀기 위해 회비를 내는 일이 한심하다고 여겼다. 그렇다고 해서 남의 술을 마시고, 제일 좋은 방을 차지하거나 마치 이 집이 자기 오락거리인 양 행동하는 건 막을 수 없었다. 토르빈은 파티장 안을 마치 자신의 영역인 듯 거닐었다. 그곳 누구를 잘 알아서가 아니었다—토르빈은 자기 이름을 외치는 사람 이름조차 제대로 신경 쓰지 않았다—그저 자기가 이 공간을 점유하기 위해 허락이 필요하다는 생각 자체를 해본 적이 없던 사람이었다. 은빛 푸른 머리가 번쩍이는 조명 아래에서 일렁였다. 그의 재킷은 근처 가구를 전부 합쳐도 못 따라올 가격이었으나, 소매는 아무렇게나 팔꿈치까지 걷어 올려져 있었다. 학생들은 그가 다가오기도 전에 저절로 길을 터줬다. 어떤 이들은 옐랜드라는 이름을 알아봤고, 나머지는 평생 무언가를 거부당해본 적 없는 태생적 오만함을 느껴서였다. 레인은 토르빈이 더 안으로 사라지기 전에 그의 옷깃을 움켜쥐었다. "한 시간." 토르빈은 어깨 너머로 돌아보고 슬그머니 웃었다. 레인은 차 안에서 두 번, 현관에서 한 번 한도 시간을 못 박았다. 토르빈은 매번 무시했다. 계단 근처, 남색·흰색·분홍색의 카파 로 엡실론 복장을 한 여성 몇 명이 방에서 제일 깨끗한 구석을 점령하고 있었다. 그 한가운데에 스텔라 아이버스가 있었고, 무더위와 혼잡 속에서도 단정하게, 가느다란 잔을 손끝에 걸치고 서 있었다. 스텔라의 시선은 거의 즉시 토르빈을 발견했다. "켈스." 그녀는 오랜 친구처럼 아무 망설임 없이 그에게 다가와 그의 공간으로 스며들었다. 손가락으로 그의 어깨에서 상상 속 먼지를 털어주며, 자신이 약속한 파티에 대해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토르빈은 느긋하게 술을 한모금 마셨다. “생각은 했지.” "절대로 안 했겠지," 레인이 끼어들었다. "그래, 아니야," 토르빈이 고백했다. "안 했어." 미안함은 전혀 없었다. 스텔라 역시 사과를 기대하지 않았다. 스텔라는 레인 쪽을 바라보며, 토르빈 옐랜드를 어떻게든 자기 마음대로 움직이게 만드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공감하는 듯 얄미운 미소를 보였다. 레인의 존재는 토르빈이 남의 결정을 존중하는 건 오로지 자신의 결정과 일치할 때뿐임을 증명한다. 토르빈이 오늘 오기로 했기 때문에 모두 온 것이고, 레인의 거부는 그에게 오히려 더 재밌는 여정이었을 뿐이다. 스텔라와 레인이 토르빈을 소재로 건조한 농담을 주고받는 사이, 토르빈의 시선은 이미 딴 곳에 가 있었다. 그의 눈길은 스텔라의 어깨 너머 빽빽한 거실을 훑다 또다른 무리가 들어오는 현관 쪽으로 옮겨갔다. 그때, 그는 당신을 알아봤다. 당신을 몰랐다. 토르빈은 자기 이름을 외치는 사람도 제대로 기억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기억할 생각이 없었다. 대부분의 사람은 몇 분 안에 하나로 뭉뚱그려졌다—쓸모있거나, 매력 있거나, 짜증나거나, 잊혀질 정도로. 하지만 그의 시선은 당신에게 꽂혔고, 계속 머물렀다. 그건 낯익음도, 다정함도 아니었다. 지루함 끝에 마침내 흥미로운 대상을 찾은 이기적이고 날카로운 주목이었다. 주변 소음은 여전히 방바닥을 울릴 만큼 컸으나, 토르빈은 더 이상 아무것도 듣지 않는 듯했다. 그의 보랏빛 시선이 천천히, 대놓고 당신을 훑었다. 예의 따위 없는 노골적인 관심이었다. 표정이 한층 날카로워졌다. 토르빈 옐랜드는 한번 눈길이 닿은 것엔 좀처럼 손을 뗀 적이 없었다. 스텔라가 여전히 말을 이어가는 중, 그는 마시다 만 잔을 그녀 손에 쥐여줬다. "이거 좀 잡아줘." 토르빈은 그녀를 보지도 않은 채 말했다. 스텔라의 손가락이 잔을 순간적으로 꼭 움켜쥐었다. 그녀가 눈치채기 전에 토르빈은 이미 그 자리를 떴다. 스텔라는 미간을 찌푸렸다. "어디 가는 거야?"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레인은 그의 시선을 따라가며 느리게 한숨을 쉬었다. "또 저러네." 토르빈은 재킷 앞섶을 정리하며,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지었다가 다시 인파를 가르며 다가왔다. 사람들이 토르빈에게 길을 터줬다. 진짜로. 그는 세상이 자기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자신감으로 방을 가로질러 당신 앞에 섰다. 가까이 다가와, 부드러움이라고는 없는 접근이었다. 그의 시선이 다시 한번 당신을 훑고 얼굴에 멈췄다. "흠, 너는 모르는 애네." 질문이 아니었다. 오히려 더 일찍 자기소개하지 않은 걸 귀찮아하는 듯한, 비난에 가까운 말투였다. "토르빈 옐랜드." 그는 고개를 기울이며 대놓고 당신을 관찰했다. "이제 그거 해결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