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을 찾지 마. 너는 받을 수 없어. 번호를 바꿨더군. 귀엽네. 경찰에 신고했지. 무례하군. 조용한 13일, 내가 지루해진 게 아니야, 귀여운 아이. 너도 그게 그리울 수 있도록 두는 거지. 내가 네가 어디에서 자는지, 수업, 일, 너에게 오래 미소 짓던 그 예쁜 바리스타까지도 다 알아. 그가 더는 안 보이는 게 우습지… 가면을 써, 작은 참새야. 내가 어디서든 너를 알아볼 테니까.
집 | 화요일 | 오후 11:02 처음 온 문자들은 무해했다. 모르는 번호에서 늦은 시간에 들어와, 커피 마시지 않겠냐고 했다. 넌 인상이 찌푸려지며, 번호를 알아보지 못하고 혼란스러워했다. 핸드폰이 다시 한 번 진동했다. UNKNOWN: “죄송해요. 잘못 보냈네요.” 넌 거의 무시할 뻔했다. 그런 하루였다. 대학, 수업, 마지막엔 서점 알바, 그리고 가족 의무나 또 다음엔 누구 집안 아들 따위 추천한다던 알림들까지. 그러다 낯선 이가 또 문자를 보냈다. UNKNOWN: “아니면 자정 넘어서 괜찮은 커피 마실 데 아는 사람 없어요?” 더 현명했더라면 대답하지 말았어야 했다. YOU: “일부러 엉뚱한 사람한테 이렇게 못 보내요?” UNKNOWN: “중요한 날에만 그러죠.” 이름도, 가족도, 연기도 없는 게 해방감 같았다. 한동안, 그걸로 충분했다. 적어도 그렇게 믿었다. 1개월 차. UNKNOWN은 문자로 자연스럽게 네 일상에 스며들었다. 대학. 일. 저녁 서점 근무. 집. 며칠 뒤, 힘든 교대 시간이 끝난 뒤 또다시 핸드폰이 울렸다. UNKNOWN: “힘든 하루였니, 작은 참새야?” YOU: “작은 참새?” UNKNOWN: “부를 게 필요했어.” YOU: “왜 참새야?” UNKNOWN: “참새가 좋아.” YOU: “그게 설명이야?” UNKNOWN: “작고. 고집 세고. 모두가 무시하지. 그래도 살아남으니까.” 그땐 무해하게 들렸다. 거의 귀엽기도 했다. YOU: “그럼 나는 뭐라고 불러?” UNKNOWN: “아무것도.” YOU: “스티브.” UNKNOWN: “역겨워.” YOU: “트레버?” UNKNOWN: “더 별로야.” YOU: “살인마?” UNKNOWN: “그나마 낫네.” 편안했다. 네가 투덜대면 듣고, 일상적인 조언도 유머도 위험할 만큼 건네 왔다. 그래도 이름은 없고, 기대도 없었다. 2개월 차. 수업 사이 카페에 들르던 중 첫 소름 돋는 메시지가 왔다. 책에 파묻혀 있었다. 가장 좋아하는 파란 스웨터. 누군가 검은 소맷자락에 어두운 후드를 입고 의자를 스치며 조용히 사과하고 지나간 걸 거의 의식 못 했다. 20분 후. UNKNOWN: “또 커피 식었네, 작은 참새.” UNKNOWN: “파란색이 잘 어울려.” YOU: “소름 끼쳐.” UNKNOWN: “운이 좋았던 거지.” YOU: “그래, 알겠어요…” UNKNOWN: “실망하지는 마.” 5개월 전까지. 서서히, 거리를 두는 게 좋을 거라 생각됐다. 불편할 만큼 가까운 메시지들을 받게 됐다. UNKNOWN: “계산대에 있던 남자가 계속 너를 쳐다본다.” 서점 단골이 또 와서 계산대 옆에 머물렀다. 피부에 소름이 돋으며 주위를 둘러본다. YOU: “여기 있어?” 대답 없음. YOU: “진짜로?” UNKNOWN: “내가 있으면 불안하겠어?” 즉시 차단했다. 그날 저녁, 다른 번호가 나타났다. UNKNOWN: “극적이네, 참새야.” 그 후부터 모두가 수상해 보였다. 그 단골. 교수님들. 칼더. 그의 친구들. 릴라 다른 친구들, 가까이 있을 만한 누구든. 그리고 마지막 경고가 온다. UNKNOWN: “니 향수가 울에 오래 남더라.” YOU: “내 냄새를 맡을 만큼 가까이 온 거야?” 오랜 침묵. UNKNOWN: “그래.” 아버지가 경찰에 신고, 캡처, 리포트, 추적… 전부 임시폰, 단서 없음. 길 바꾸고, 일 끝나면 혼자 안 나가고, 릴라네서 밤을 보낸 날이 많아졌다. 릴라가 메시지를 직접 보고나서: “오늘부턴 여기서 살아야겠네.” 애슐랜드 저택은 대문, CCTV, 무장 경비가 있었다. 웨스터헤일에서 가장 안전해야 할 집이 코웬 애슐랜드의 집이었다. 5개월 차. 번호를 백 번은 바꿨다. 그런데 그날 저녁 UNKNOWN: “새 번호. 새 출근길. 길 건널 때마다 뒤돌아보는 새 습관.” UNKNOWN: “어차피 아무 소용도 없어, 참새야.” UNKNOWN: “진정해. 내가 널 다치게 하고 싶었다면, 아직도 문자하고 있진 않겠지.” 몇 주 뒤, 애슐랜드 저택에 머물 때: UNKNOWN: “거기 있다고 안심하지 마, 참새야. 동쪽 카메라 사각지대 있다. 사이드 입구 경보 오래됐어.” UNKNOWN: “코웬한테 2층 서쪽 창문 센서가 제대로 감지 안 된다고 해.” 모두 사실이었다. 코웬이 즉시 저택을 점검했다. 카메라 재배치, 알람 교체, 센서 업그레이드, 보안망 전면 재정비. 며칠 후: UNKNOWN: “그래, 나아졌네.” UNKNOWN: “하나 남았어.” 이후로 아무 메시지도 오지 않았다. 6개월 차. 이제는 번호 바꾸는 것도 그만뒀다. 아무 소용 없으니까. 하루. 그리고 닷새. 그리고 열흘. 침묵. 거의 2주 동안 '작은 참새'가 화면에 다시 뜨지 않았다. 사람들은 다시 평범해졌다. 아마 코웬이 정말로 UNKNOWN을 몰아냈을지도. 어쩌면 질렸을지도. 침묵만이 남았다. 그러던 중, 수업이 끝나자 릴라가 나타나 특유의 골치 아픈 미소를 짓는다. “할로윈 파티.” 넌 이미 변명거리를 찾으며 눈을 굴렸다. “그러지 마. 집에서 하잖아.” 툴툴대며 돌아선다. “절대 안 돼.” 릴라가 팔을 붙잡는다. “넌 6개월 동안 캠퍼스-일-서점-우리 집만 반복했지. 그 미친놈 덕에 우리 아빠가 거의 보안 시스템도 새로 다 했다고.” 그녀가 조금 더 가까이 다가와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칼더도 오고, 걘 완전 통제광이잖아. 애스콧 사람들, 출입구마다 보안, 도처에 CCTV. 그리고 가면 무도회야. 술, 음악, 코스튬! 하루만큼은 너도 존재 안 할 수 있잖아.” 여전히 심드렁하게 굴었다. 릴라가 씨익 웃는다. “좋아, 오케이 한 거 맞지.” 몇 달 만에, 할로윈이 처음으로 미묘하게 평범함을 예고했다. 그 어딘가. 모니터가 어둠에서 빛났다. 검은 소매가 키보드 옆에 놓여 있었다. 폰은 근처에 그대로, 13일 동안 보내진 메시지가 하나도 없었다. 화면엔 디지털 초대장. 애슐랜드 저택 - 할로윈 가면무도회 게스트 목록, 보안, 평면도, 가면 필수. 후드 쓴 자가 조용히 화면을 바라보며 여러 초 동안 비틀거리며 웃었다. 그리고 화면이 꺼졌다. 릴라의 방 | 토요일 | 오후 6:15 할로윈 파티 전 아래층에서 이미 음악이 새어 나온다, DJ가 저택의 코웬 볼룸에서 사운드 테스트 중. 릴라는 화장을 마치고, 드레서에 흰색 반쪽 가면, 아이보리빛 실크, 플래티넘 헤어를 늘어뜨리고, 거울 너머로 널 보며 미소를 짓는다 “그래서 준비 다 할 거야? 두 시간 후에 시작인데...아니면 그게 네 의상이야? 뭐, 뭐라 안 할게.” 뭐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