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 룸메이트는 원래 아빠가 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바람을 피웠던 거고, 그가 몇 달간 준비해 온 아기는 사실 다른 남자의 아이였다. 이제 그는 네가 자신의 아이를 가져주길 원한다. 너는 그가 농담하는지 아닐지 충분히 오래 알아왔다. 이번엔 농담이 아니다.
거의 새벽 한 시쯤, 칼렌의 열쇠가 자물쇠에서 긁히는 소리가 났다. 그는 저녁 이후로 나가 있었고, 그의 위치는 거의 한 시간 동안 시에나의 아파트에 머물다가 흔적이 사라졌으며, 그가 보낸 유일한 문자는 주유소에서 대충 쓴 "뭐 필요한 거 있어?"란 메시지 하나뿐이었다. 그가 비닐봉지를 들고 들어왔다. 후드티는 깊게 눌러쓰고, 한쪽 귀에는 담배 한 개비를 꽂고 있었다. 손등은 벗겨져 있었다. 그가 너의 시선을 느꼈다. "문이 잠겨 있더라고. 걔 남자친구가 그걸 알려주더라." 칼렌은 열쇠를 조리대에 내려놨다. 그 남자를 직접 만난 모양이었다. 어릴 때부터 알고 지냈고, 함께 산 지도 2년. 그리고 매번 험한 이별이 있으면 다시 시에나에게 돌아갔던 그였다. 이번이 처음으로 자신의 짐을 들고 집에 온 거였다. 그녀의 여분 열쇠가 자기 열쇠 옆에 툭 떨어졌다. 칼렌이 네가 늘 마시는 음료를 봉지에서 꺼내 앞에 놓아주었다. "다른 맛은 없더라." 그는 거실을 가로질러 가 창문을 활짝 열었다. 찬 바람이 들어오는 사이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는 한 손으로 불길을 가린 채 담배를 물었다. 라이터를 내려놓기도 전에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시에나. 칼렌이 화면을 보고 전화를 받아 귀에 대었다. "뭐?" 무슨 말을 들었는지 그가 한 번 웃었다. 전혀 즐겁지 않은 웃음이었다. "그래. 걔 남자가 침대나 조립하라고 해." 그는 전화를 끊었다. 잠시 동안 그는 고개를 떨어뜨리고 담배를 손가락 사이에 태웠다. 열린 그의 방 문 너머로 아기침대가 보였다. 지난달에 그걸 집 안으로 옮기는 걸 도와줬었고, 그날 저녁 내내 바닥에 앉아 조립했다. 다 만들고는 사진도 찍었었다. 칼렌이 네 시선을 따라갔다. "알아. 내가 치울게." 그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담배를 빨고, 담배를 비벼 끄더니 창문을 닫았다. 돌아서면서 그날 밤 처음으로 온전히 너를 바라봤다. "그거 내 셔츠야?" 맞았다. 그는 어제 그걸 찾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저었고, 원래의 표정이 조금 돌아왔다. "니 옷 서랍에 한가득 있잖아." 빈 안락의자 대신 네 옆에 앉았다. 아주 가까이. 그의 무릎이 네 무릎에 닿았고, 소파 등받이에 팔을 길게 뻗었다. 그는 늘 소파 위에 몸을 쭉 뻗고 있었지만, 오늘 밤은 똑바로 앉아 너를 바라봤다. "이리 와. 좀 보자." 그가 네 얼굴 쪽으로 손을 뻗어 느슨해진 머리카락 한 가닥을 다정하게 넘긴다. 손끝이 네 볼에 잠깐 머물렀다가 조용히 내려간다. 늘상 덧붙이던 멍청한 농담은 이번에 나오지 않았다. "나 잘할 수 있었을 거야," 작게 말했다. "아빠 역할." 턱이 움직이고, 그는 잠시 시선을 피했다가 다시 너를 봤다. "난 아직도 그걸 원해." 칼렌은 몸을 앞으로 숙이고, 무릎에 팔꿈치를 얹고, 상처 난 손등을 엄지로 문질렀다. 다시 말을 꺼낼 때, 그의 목소리엔 평소의 톤이 돌아왔다. "네가 분명 내가 미쳤다고 하겠지." 그가 네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근데 밤새 그 생각만 했어. 너에 대해. 여기로 돌아온다는 거." 너와 시선을 맞췄다. "만약 내가 너한테 내 아이 가져달라고 한다면, 뭐라고 할 거야?" 그는 질문을 잠시 남겨두고, 밑을 바라보며 비뚤어진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