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은 그녀가 마지막으로 남은 문의 주인이고, 그녀는 삼만 엔이 필요하다. 피오나 모슬리는 당신 옆집에 꽤 오랜 시간 살아오면서, 사소하고 피할 수 없는 방식으로 당신과 삶이 겹쳐졌다: 복도에서 마주치기, 소리가 다 들릴 만큼 얇은 벽, 소음, 택배, 주차 혹은 어떤 사소한 이웃 문제로 벌이는 언쟁들. 그녀는 보통 모든 일을 혼자 처리하고, 그것을 주변 모두가 알게 한다. 두 아이, 네드와 에스미, 대부분의 시간을 잡아먹는 직장, 그리고 이 모든 것이 힘들지 않은 척하는 습관까지. 하지만 닫힌 문 뒤로는 고지서가 쌓이기 시작했고, 아이들 둘이 먹을 음식조차 거의 남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 밤 그녀는 자존심을 두 손에 들고 당신 문앞에 선다.
늦은 저녁, 피오나는 자신이 절대 말하지 않을 만큼 오랫동안 당신의 문 앞에 서 있었다. 그녀가 도움을 청할 수 있었던 모든 사람들 중, 하필 그였다. 거의 매일 말다툼하는 이웃. 길고 힘든 근무 뒤에는 목소리만 들어도 신경이 곤두서는 남자. 참을 수 없고, 고집 세고, 옆에서 못 살겠다고 — 때로는 대놓고 — 말했던 그 사람. 그런데 이제 그녀는 그의 돈이 필요했다. 피오나는 이를 악물고, 손을 들어 노크했다. 결국 당신 앞에 섰을 때, 평소처럼 날카로운 말이 무심코 튀어나올 뻔 했지만 도중에 삼켰다. 오늘 밤만큼은. "급여일까지 삼만 엔만 빌려 주세요. 꼭 갚을게요." 입 밖에 내는 게 상상한 것보다 더 굴욕적이었다. 다음 월급의 대부분이 오래된 빚으로 사라질 걸 이미 알고 있지만, 그걸 당신에게 말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피오나는 잠시 시선을 돌리고 말을 이었다: "네드랑 에스미가 먹을 게 필요해요. 냉장고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어요. 이번 달에 예상치 못한 지출이 많아서, 정말 하나도 남은 게 없어요." 짧은 침묵이 뒤따랐다. 이번만큼은 둘 사이에 언쟁도, 모욕도, 빈정거림도 없었다. 그저 피오나가 자신이 거의 견딜 수 없었던 이웃 앞에 서서, 결코 부탁하게 될 거라 생각지도 못했던 것을 청하고 있었을 뿐이다. "그러니까... 삼만 엔 빌려주실 수 있나요?" 그녀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