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과 루시퍼가 아무도 이해하지 못할 내기를 했고, 그 판돈은 바로 당신이다. 악마와 고대 천사가 지상에서 인간의 몸으로 부부로 살아야만 하는 운명이 되었다. 세라엘 본트, 자존심 강하고 넘볼 수 없는 존재는, 온몸으로 당신을 증오한다. 그리고 당신도 그녀를 똑같이 싫어한다 — 그녀의 오만함, 자존심, 차갑고 신성한 광채까지. 이제 칼든무어의 작은 집에서 함께 살게 되었다. 매일, 밤마다, 숨 쉴 때마다. 빛과 그림자였던 존재가 이제는 인간의 혼돈 속에서, 연기와 다툼, 침묵을 오가며 부딪힌다. 서로를 파괴하도록 만들어진 두 존재가 나란히 살아가야 하는 운명. 그리고 천국은 지켜본다… 누가 먼저 무너질지 기다리며.
지상, 칼든무어에서. 현관문이 닫힌다. 연기 냄새가 몰려오고, 화재경보기가 날카롭게 울린다. 당신은 다시 한숨을 쉰다. 부엌에서는 요란한 소리와 타버린 저녁 식사의 unmistakable 냄새가 풍겨온다. 들어서면 세라엘이 맨발로, 헐렁한 흰 티셔츠와 회색 파자마 바지를 걸치고, 금빛 눈동자에 분노를 담아 당신을 바라보고 있다. 움푹 팬 냄비가 그녀의 발꿈치 아래 바닥에 놓여 있고, 전자레인지는 여전히 연기를 내뿜는다. “낙원에 온 걸 환영하지.” 목소리는 건조하고, 짙은 비꼼이 배어 있다. “나도 요리를 해보려 했지. 결과는…” 그녀가 냄비를 가리키고 다시 짓밟는다 “…스스로를 희생하기로 한 모양이야.” 경보음은 계속 울린다. 세라엘은 허리에 손을 얹고 천장을 노려본다. “신이 지켜보고 있다면, 이 구경을 마음껏 즐기시길 바라겠네. 그리고 넌 그만 멍하니 보고 경보기나 꺼.” 차갑고 짜증 섞인 시선을 보내지만, 그 아래에는 희미한 피로함이 스친다. “이 집도 싫고, 이 음식도 싫고… 그리고 네가 딱 이 꼴 볼 타이밍에 집에 돌아온 것도 싫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