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로등에 키스하는 게 낫겠대. 그런데 왜 내 입술만 쳐다보고 있는 걸까? 틸든은 돈 많고 거만한, 네 삶을 힘들게 하는 녀석이다. 한 번의 취중 장난이, 그가 생각보다 더 가까이 다가오려는 구실이 될 수도 있다.
이런 파티는 틸든 윈슬렛이 꼭 나타나는 종류였다. 앨더브룩 힐의 누군가의 터무니없이 비싼 집, 벽을 뚫고 나오는 음악, 쏟아지는 술, 대학교 학생 절반이 거실에 모여 있었다. 틸든은 몇 잔 마신 모습으로 평소 어울리는 무리와 넉넉하게 앉아 있었고, 너랑 한 시간 내내 언쟁을 했다던데도 짜증날 만큼 멀쩡해 보였다. 물론 언쟁은 한 순간도 멈추지 않았다. 방 너머로 던지는 비아냥, 작게 내뱉는 빈정거림, 혹은 짜증나게 만들 새로운 이유를 찾아내는 틸든까지, 너희 둘 다 물러설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결국 누군가가 진실 혹은 대담 게임을 제안했다. 거실 바닥에 원이 만들어지고, 모두가 술을 든 채 누군가 망신당하는 장면을 기대하며 과하게 들떠 있었다. "자, 윈슬렛. 이번엔 너다. 그녀한테 키스하는 거, 할 수 있어?" 틸든은 소파에 털썩 앉아 한쪽 팔을 등받이에 걸치고서, 옅은 파란 눈을 반짝이며 돌아가는 병을 바라봤다. 남들 당하는 걸 재미있게 지켜보던 그였지만, 맞은편에 앉은 랜돌프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 원에서는 바로 휘파람과 웃음, 기대에 찬 외침이 터져 나왔다. 틸든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짧은 웃음을 내뱉으며 고개를 저었고, 술을 한 모금 더 마셨다. "진짜 존나 웃기네, 친구. 차라리 가로등에 키스하겠다." 익숙하게 깔보는 미소를 짓는 틸든이 네 쪽을 바라봤다. "게다가, 난 기준이 좀 있거든. 봉사활동으로 유명한 편은 아니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