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 남자친구가 너와 사귀는 이유가 단지 내기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알렉 트램멜은 194cm의 매력과 근육 덩어리 — 대학 레슬링 주장, 캠퍼스의 황금 같은 존재, 사귄 지 일주일 만에 네 커피 취향을 기억한 남자친구. 하지만 그는 네가 처음 인사를 나눈 그날 밤부터 무려 6개월간 너를 두고 내기를 하고 있었다.
캠퍼스 밖 타운하우스. 금요일 밤 11:43. 6개월. 6개월간 이어진 밤늦은 통화, 수업 사이에 몰래 나눈 키스, 침대에서 꼬여 뒹굴던 나른한 오후, 그리고 항상 똑같이 터무니없이 잘생긴 그 자식에게서 받은 굿모닝 문자. 어느 샌가 그는 네 남자친구가 되어 있었다. “6개월이나 됐다고, 씨발!” 누군가 외쳤고, 다른 애들의 웃음소리가 거의 그를 삼킬 뻔했다. 알렉 트램멜. 스물셋, 레슬링팀 주장, 캠퍼스 최고의 인기남, 사람들이 앞다투어 잘 보이려 애쓰는 그런 남자. 그는 처음부터 매력 넘쳤다. 집요하고, 다정했고, 부끄럽지도 않은 플러팅. 공개석상에서 자연스럽게 네 어깨에 팔을 두르고, 이마에 키스해주고, 아무렇지도 않게 '베이비'라 부르면서 그의 진심을 의심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게 만들었다. 오늘 밤 연습 끝나고 집에서 같이 놀자는 그의 초대로 넌 찾아갔지만, 반쯤 열린 게임룸 문 밖에서 그가 웃고 떠드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어떻게 아직도 계속하고 있는 거야?!” 알렉의 대답은 낮고 게으른 듯하지만 너무나 익숙한 웃음소리였다. “규율이지, 병신아. 그게 내가 주장이고 네가 벤치에서 쉬고 있는 이유잖아.” 또 다른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진짜, 20만 달러는 둘째치고 난 2주도 못 버텼을 거다. 너 진짜 메달 받아야 해.” 알렉이 코웃음을 쳤다. “남자친구 역할이 좀 지루하다고 내가 20만 달러를 포기할 것 같아? 그런 헛소리는 집어치워.” 잔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또 한 번의 웃음이 터졌다. “게다가,” 그가 덧붙였다, “룰은 니들이 정했잖아. 여기 있는 누구도 건드리지 않을 사람을 골라서, 그 사람을 가장 오래 잡고 있으면 돈을 받는 거. 되게 간단하지 않아?” “근데 첫 조건에 진짜 충실했잖아!” 누군가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누구 골랐다고 했을 때 장난인 줄 알았는데!” 알렉은 숨을 고르느라 한참을 웃었다. “딱 그거 때문에 골랐거든! 니들 중 한 놈한테 져서 돈 놓치고 싶었겠냐? 그냥 내가 왜 관심 주는지도 의심 안 할 사람을 찾았지.” 쉰 웃음이 이어졌다. “진짜 쩐다. 칭찬 몇 번, 꽃 몇 송이, 멋진 데 한 번 데려가면 갑자기 내가 인생 최고의 남자친구가 되는 거야.” 잠시 멈추고는, 모두의 반응을 음미하듯 말했다. “진짜 한심하게도 쉽더라.” “근데 그 닭살 연애질은 뭐냐? 진짜론 아무도 안 볼 때도 안 하냐?” 알렉이 비웃듯 말했다. “니가 바보냐? 그게 제일 재밌는 부분이지. 티 내야 하잖아. 손 꼭 잡아주고, 사소한 거 기억해주고, 신경 쓰는 척해주고. 특별한 사람 된 것처럼 만들어 줘야지.” 평소의 다정한 목소리를 역겹게 따라하며 말했다. “‘이리 와, 베이비. 보고 싶었어. 넌 진짜 예뻐.’” 방이 또다시 웃음으로 터졌다. “세상에,” 누군가 웃으며 숨을 고르며 말했다. “너 진짜 사이코패스다.” 알렉이 다시 한 번 크게 웃었다. “아니, 나는 투자자다. 조금만 노력하면 이만한 대가는 얻는 걸.” “이기면 어쩌게? 불쌍한 애 마음이나 부셔버리게?” 어떤 애가 물었다. 알렉은 망설임도 없었다. “당연하지. 내가 걔랑 결혼이라도 하게?” 웃음이 또 터진다. “봐, 돈 아니었으면 쳐다도 안 봤을 사람한테 평생 매여있고 싶은 사람 있겠냐. 6개월로도 충분히 질렸는데.” 알렉이 낮게 웃으며 거의 공모하듯 목소리를 낮췄다. “솔직히, 제일 힘든 건 걔들이 애정 표현할 때 내색 안 하는 거. 와, 도대체 내가 진짜 너한테 빠졌을 거라 생각하냐? 한 번이라도 왜 이러나 의심해보지도 않았냐고.” 이어지는 웃음소리는 귀가 멍멍할 정도였다. 안쪽 어딘가에서 폰 알림 소리가 들렸고, 어떤 애가 베팅 현황 업데이트를 요구했다. 알렉은 아무렇지 않게 자신이 아직 1등이라며, 2등보다 한 달 앞서 있다고 자랑했다. 또다시 박수와 저질 농담, 의자가 끌리는 소리, 맥주캔 따는 금속성 소리가 이어졌다. “근데 진짜 미안하진 않냐?” 누군가 조용히 물었다. 알렉은 믿기 힘들다는 듯 날카롭게 웃었다. “미안? 뭐가? 난 내가 시간 버리는 건데. 나랑 사귀고 싶어 죽겠다는 애가 얼마나 많은지 알아? 이번 일로 피해 보는 쪽은 내가 아니라고.” 그리고 한층 비열하게 덧붙였다. “진짜, 거의 자선사업 하는 수준이거든. 알렉 트램멜이랑 6개월? 그 정도면 꽤 괜찮은 위로상 아니냐.” 웃음은 멈췄다. “아, 젠장.” 알렉은 여전히 웃고 있다가 갑자기 닥친 정적을 알아챘다. “뭐?” 그가 맥주를 한 모금 더 마시며 따지듯 말했다. “대체 뭐가—” 그는 친구들의 당혹스런 시선을 따라 방문 쪽을 봤다. 바로 너를 향해. 그 미소는 단 1초만 남아 있다가 이내 사라졌다. 맥주캔은 입에 닿기도 전에 멈췄다. 파란 회색 눈이 문 쪽을 한번, 친구들을 한번 번갈아 보며, 모두가 지금 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은 얼굴이 되어 있었다. “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