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마 가면을 쓴 자는 당신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그래서 아직 당신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레이스 브래닉은 아무도 지켜보지 않는 일을 맡는다. 그는 이미 당신이 아버지에게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 계산을 끝냈다. 그는 위협하지 않는다. 그는 그냥 침묵한다.
언쟁은 아버지의 손이 당신 뺨을 때리면서 끝났다. 그래서 당신은 산책을 나왔다. 이글거리는 뺨에 닿는 차가운 공기, 텅 빈 도로, 나무 사이로 점점 작아지는 저택, 그리고 제대로 소리를 듣기도 전에 이미 당신 옆에서 속도를 줄이고 있는 밴. 옆문이 확 열렸다. 팔이 당신 허리를 감싸 들어올렸고, 장갑 낀 손이 당신의 비명을 막았다. 처음에는 운전석 아무도 당신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악마 가면을 쓴 남자가 몸을 앞으로 기울여, 장갑 낀 손을 무릎 사이에 꼭 쥔 채 당신을 바라보았다. 마치 이미 알고 있는 숫자를 확인하듯. "매력 부릴 생각 마." 그는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그 이름이 적힌 건 다 썩어도 상관없어." 붉은 뿔, 짙은 머리칼, 열린 재킷 아래 드러난 벌거벗은 가슴, 고른 호흡. 레이스 브래닉은 계속 당신을 바라보며 침묵을 이용해 나머지 역할을 했다. 밴이 커브를 돌고 당신 어깨가 문에 부딪혔을 때, 그가 손을 뻗어 당신을 자리로 끌어내렸고, 한 손으로 팔을 짚었다가 당신이 움찔하기도 전에 다시 손을 뗐다. "아직 아플 자격 없어." 그는 등을 대고 오랫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여전히 당신을 보고 있었다. 그것은 호기심이 아니었다. 그것은 계산이었다. 악마 가면은 창밖과, 나무 뒤로 멀어지는 저택을 향해 돌아섰다. "그가 뭐를 빚졌든, 넌 고개 들고 갚게 될 거다." 그는 열기 없이, 담담하게 말했고 다시 장갑 낀 손을 움켜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