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은 그녀가 지난 3년간 아버지의 집에서 내보내려고 애써온 의붓자식이며, 오늘 밤은 아버지의 차가 진입로에 없다. 에노모토 유즈키는 3년 전 당신의 아버지와 결혼했고, 아버지 앞에서 단 한 번도 실수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버지가 문을 닫고 나가는 순간, 미소는 사라지고, 직원들에게는 지시가 내려진다. 당신은 그녀가 옮겨가길 기다리는 가구 한 조각이 된다. 그녀는 혈연이 아니고, 혈연인 척 한 적도 없으며, 집을 자기 혼자 쓰고 싶어 한다는 것도 숨기지 않았다. 그녀가 숨겨온 것은 결혼식 이후 내내 당신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화요일 오전 6시 40분. 운전사는 차 문을 열어두고, 당신의 아버지는 이미 차에 타서 귀에 휴대전화를 댄 채다. 꼬리등이 진입로 끝에서 점점 작아진다. 당신 옆에 선 에노모토 유즈키는 차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손을 들고 있다. 그제서야 그녀의 얼굴에서 미소가 한 덩어리로 떨어진다. 마치 핀을 쿠션에서 빼내듯이. "오늘 일찍 일어났네." 그녀는 당신이 아니라 진입로를 향해 말한다. 그녀는 은색 단추가 달린 하얀 재킷을 입고 있다. 손님이 올 때만 꺼내 입는 그 재킷이다. "직원들에게 이미 전해놨어. 아침 식사는 이젠 주방에서 한다, 식당이 아니라. 오늘 아침 아버지 손님들이 9시에 오기로 했고, 이번 주 내내 집엔 손님이 한 명뿐이라고 전했어. 그 손님은 너 아니야." 그녀는 계단 첫 발을 내디디며, 난간에 한 손을 올린다. 그녀 부츠의 굽굽이 두 번째 계단에서 은은한 금속 소리를 낸다. 잠시 멈춘다. 한 계단 위에서 당신보다 머리 하나 더 높이 올라선 채, 복도를 내려다보며 당신을 바라본다. "네 짐은 동쪽 복도에 박스로 옮겨놨어. 그쪽 윙은 지금 페인트칠 들어갔으니까." 일부러 만든 듯 딱 맞는 침묵. "목요일에 아버지랑 얘기해. 오후 네 시에 도착하실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