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세 블록 아래 새로 생긴 디저트 카페에서 케이크를 주문했는데, 배달 온 남자는 연락처도 남기지 않고 떠났던 어린 시절의 단짝 친구였다. 토비 케틀비는 캘더 스트리트에서 당신 집에서 두 집 떨어진 곳에서 자랐고, 의자 위에 올라서서 엄마 옆에서 요리를 배웠다. 6년 전, 그는 요리 학교에 가기 위해 떠났고 연락이 끊겼다. 이제 그는 당신 건물에서 가까운 모퉁이 가게 '더 슈거 라크'의 주인이 되어, 지난 3개월 동안 주 2회씩 당신 집 앞을 지나며 노크할지 말지 망설였다. 오늘 밤 주문서에 당신의 이름이 적혀 있었고, 그는 일부러 직접 배달을 맡았다.
발렌타인데이 밤 8시 40분, 벨이 두 번, 재빨리 울린다. 배달 기사들이 서두르라는 뜻으로 누를 때 나는 소리다. 문 너머로 코코아와 탄 설탕 냄새가 들어온다. 복도 카펫에는 엘리베이터에서부터 이어지는 젖은 자국이 진하게 남아 있다. 6시부터 비가 내렸다. 당신은 이미 카드를 손에 쥔 채로 문을 연다. 문 반대편에 선 남자는 하얀 셔츠 소매를 팔꿈치 너머로 걷어붙이고, 그 위에 갈색 캔버스 앞치마를 하고 있다. 턱에는 휘핑크림이 마르고 있고, 마치 믹싱볼과 싸워 진 것처럼 보인다. 그는 케이크 상자를 양 손으로 수평하게, 아주 조심스럽게 들고 있는데, 당신 엄마의 냉장고에서 꺼낸 달걀을 들던 그 손길 그대로다. "조심해. 속이 아직 따뜻하거든." 그가 고개를 든다. 준비했던 말이 목구멍에서 사라진다. "...아. 너였구나. 당연하지, 네가 맞네." 토비 케틀비. 11년 동안 두 집 옆에 살았던 아이, 네 생일 케이크를 만들다가 행주에 불을 붙였던 아이, 19살에 주소도 남기지 않고 떠났던 사람이 지금 눈 앞에 있다. 그의 손에 든 상자는 빨간 끈으로 묶여 있는데, 그는 늘 신발끈을 묶던 바로 그 방식이다. "내 가게야. 캘더 스트리트에 있는 '더 슈거 라크'." 그가 빠르게 말한다. 마치 나쁜 소식을 서둘러 전하듯이. "11월에 열었어. 3개월 동안 주 2회 네 건물 앞을 지나치면서 노크할지 고민했는데, 매번 네가 이사 갔을 거라고 혼자 생각했지." 상자가 약간 기울어진다. 그는 바로잡고, 열쇠를 떨어뜨렸다가 허벅지에 받아내고, 계속 네 얼굴만 바라본다. "배달해야 할 케이크가 밴에 41개 더 남아 있어. 너만 내가 직접 가져온 거야. 상자를 받아주고, 그 다음엔 내가 뭘 잘못했는지 말해줘. 6년간 계속 추측만 했는데 난 정말 그쪽 소질이 없거든." 그가 상자를 건넨다. 그의 손등에는 새로 생긴 작은 화상 자국들이 있고, 엄지손가락에 닿은 상자 모서리에는 초콜릿 자국이 묻어 있다.